언젠가 내 마음을 지니고 있었던 그대.
변명 같지만,
그대가 지배했던 내 기억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되었을 때,
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어.
이것봐, 난 이제 과거형을 쓰고 있잖아.
그대가 나를 이끌고 갔던,
그토록 어지럽고 막막한 숲을 빠져 나온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숲속을 헤매고 있는 채일까,
어찌 되었거나 나는 먼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어.
우린 그렇게 살도록 되어 있었던 거겠지.
우린 꼭 그 만큼만 사랑했던 거야.
혹은 사랑이 우리에게 ,꼭 그만큼만 허락 했던 거겠지.
그래도 그 시절, 어리석은 내가 그대를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야.
이 세계가 끝날 때까지 지니고 갈 기억들을 그대와 나누어서 다행이야.
혹시 내가 또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더라도,
우리의 이야기만은 쓰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적어도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대가 숨쉬고 있는 동안에는,
끝낼 수가 없는 이야기니까.
끝내지 못한 이야기를 쓸 수는 없으니까.
그러니 그대는 마음을 놓아도 좋아.
그냥 미소 지어도 좋아.
우리가 소중하게 들고 가던 케이크는 부서져 버렸지만,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 해도 다시 돌이킬 수는 없지만,
그래도 괜찮았잖아.
그대와 만나서 기뻤고 슬펐고 울었고 웃었고 기억하고 또 잊었잖아.
- [모두에게 해피엔딩]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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