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3

임태주 시인 어머니께서 남기신 글

나는 원체 배우지 못했다.호미 잡는 것보다 글 쓰는 것이 천만 배 고되다.그리 알고, 서툴게 썼더라도 너는 새겨서 읽으면 된다. 내 유품을 뒤적여 네가 이 편지를 수습할 때면 나는 이미 다른 세상에 가 있을 것이다. 서러워할 일도 가슴 칠 일도 아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왔을 뿐이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것도 있다. 살려서 간직하는 건 산 사람의 몫이다. 그러니 무엇을 슬퍼한단 말이냐? 나는 옛날 사람이라서 주어진 대로 살았다. 마음대로라는 게 애당초 없는 줄 알고 살았다. 너희를 낳을 때는 힘들었지만, 낳고 보니 정답고 의지가 돼서 좋았고, 들에 나가 돌밭을 고를 때는 고단했지만, 밭이랑에서 당근이며 무며 감자알이 통통하게 몰려나올 때, 내가 조물주인 것처럼 좋았다. 깨..

어머니...

길을 가다.... 버스를 타다... 건널목을 바라보다... 어머니의 뒤모습이.... 옆모습이.... 늙으셨던 모습이.... 젏었을 때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겹쳐지곤 한다... 슬플세도 없이 잠시만의 착각이라 돌려 버리는 내 생각이 잘 못된 것 일까... 올해도 어머니와 항상 같이 할 꺼라는 내 막막한 생각은 새해 첫날에 이젠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었나 보다... 슬픈데.... 언제나 눈물이 나지 않는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0.1.15. 원수형이 보내주신 메시지....

몸보다 마음이 훨씬 고단하였으리라. 만검의 짐을 올려 놓았다 내려도 놓았다 안도감과 깊은 슬픔의 사이를 출렁였을지도. 잊어버리자 혹은 잊어버리지말자는 것들과는 본래 무관한 무거운 공허함이 남았으리라. 원래 그분 계셨던 그자리에. 우리는 마치 슬픔을 치를 떨 듯 화급히 털어내버리지않으면 안되는 듯한 세상에 산다. 하지만, 본디 슬픔도 상처의 자리에 나무를 심듯 자신에게 심어 가꾸는 것이리라. 그리하여 내 마음에 뿌리 내리고 양분을 마시며 마침내는 푸른잎을 무성하게 드러내는 것이리라... 무엇으로도 비교할 수 없이 슬플 수홍이에게 2010.1.15. 오전 12:05 감사합니다... 원수형...